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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희망을 보았다.

목민관클럽 2014 캐나다 공공정책연수 후기,

″사회적경제 희망″을 보았다  

황명선 논산시장
희망을 보고 왔다!
희망제작소와 목민관클럽이 주관한 일주일간의 캐나다 공공정책연수를 다녀온 소감이다.
새롭게 출발한 민선 6기 논산시정에 사회적경제와 지역공동체 운동을 더 활발하게 이끌기 위해 고민하던 중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함께 다녀왔다. 금번 연수의 목적은 자본, 시장, 경쟁을 요구하는 현시대에서 사람중심, 따뜻한 공동체, 연대와 협동 그리고 시민참여로 더불어 잘사는 지역을 만들고자 하는 해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아울러 시민참여 거버넌스를 논산시정에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는데 관심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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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일찍부터 사회적경제가 발달한 국가이다. 우리 연수단의 주요일정도 캐나다 사회적경제의 핵심 기관들과 간담회로 쉴 틈 없이 빼곡하게 짜였다. 지역개발협동조합, 사회연대기금 RISQ, 샹띠에(사회적경제지원센터), 테크노폴 앵거스(부동산 사회적기업), 쿠드발라이(사회돌봄서비스 사회적기업), 라토후(예술공연. 교육창작 사회적기업), 오타와의 국제지속가능발전연구소(IISD) 등을 찾아 사례연구를 하였다. 사회적경제의 핵심 이론연구기관인 칼폴라니연구소 국제컨퍼런스에도 참석하여 세계 석학들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눴다.
사회적경제가 가장 활성화된 캐나다 퀘벡에는 3,300여개의 협동조합을 포함하여 7,000여 개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15만 개 일자리창출과 연간 매출규모도 10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엄청난 규모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범적인 사회적기업 운영에도 관심이 갔다. 흥미로운 사례로는 오갈곳 없는 거리의 청소년(청년)들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식당 “삐오레”였다. 우리가 방문한 삐오레는 1층은 식당, 2~3층은 주거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곳은 청소년들이 요리를 배우고, 심리상담과 치유를 통해 다시 사회로 나가 일자리를 갖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우리 연수단은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고려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했다.
캐나다 퀘벡의 사회적경제는 민관거버넌스를 통한 정책의 공동결정과 공동추진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중심에 있는 중간조직(네트워크의 네트워크)인 샹티에(Chantier)의 역할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샹티에는 사회적경제의 지역별대표자, 협동조합대표자, 여성, 노동 등 지역사회대표 32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퀘벡 주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논의에 참여하고,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을 지원·교육하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와 민간부문, 시민사회와 사회적경제 기업 등이 ‘연대와 협동’을 통해 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있는 좋은 사례였다.
에코뮤제 드 피에몽드(Ecomusee du Fier Monde)라는 곳도 인상적이었다. 에코뮤제는 시민들이 그 지역생활과 역사?문화?환경유산 등을 보존하고 전시하여 지역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운영되는 박물관이다. 피에몽드라는 이름은 ‘자랑하고 싶은 세계’라는 뜻으로 주민들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 박물관 자리는 당초 수영장으로 운영되다 폐업하여 버려진 공간이었다. 지역 주민들은 버려진 공간을 완전히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니라 보전을 택했다. 옛 공간을 재활용하여 역사?문화도 보존하면서 지역자원조사, 소식지 제작 등을 통해 연대와 협동심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버려진 건물을 주민들의 협동과 참여로 지역의 역사?문화?환경교육공간으로 재활용하여 지역활성화와 도시재생에 성공한 사례였다.
마지막으로 사회적경제분야의 석학이자 “거대한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의 저자인 칼 폴라니의 사회적경제에 대해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캐나다 콩고디아대학에서 열렸던 칼폴라니연구소의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였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멘델 교수를 비롯한 세계적 학자들은 우리 자치단체장들에게 국가와 시장을 강조해 왔던 관점에서 사회의 역할, 사람중심의 가치를 추구하는 관점(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등)으로 전환할 것을 강하게 요청하였다. 민선 6기 지방자치가 출범하면서 사람이 중심인 시정 실천을 강조해 왔기에 더 많은 공감을 했다.
연수과정을 통해 사회적경제가 희망이라는 확신을 얻었고, 따뜻한 공동체, 연대와 협동, 그리고 시민참여로 더불어 잘사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이를 위해 논산지역 여건에 맞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사업 등을 더욱 확대하여, 논산의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되도록 제도적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다. 규제가 없는 자본주의는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소외를 만들어 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소외를 극복하지 못하고서는 더 나은 사회발전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사회적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자본주의 위기를 구해 낼 수 있는 희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