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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센터]희망솔루션①착한 경제로 풀어가는 청년 주거문제 이야기


요즘 청년들의 삶이 참 고단합니다. 높은 등록금, 낮은 취업률에 청년들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마저 녹녹지 않습니다. 청년들의 삶의 문제와 고민을 사회적경제로 풀어가는 활동가, 혁신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탐구해보고 우리 각자의 삶과 사회의 삶이 모두 조화롭게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봅니다. – 편집자 주



[희망솔루션] 착한경제로 풀어가는 청년주거문제 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민달팽이 유니온


최근 달팽이가 부럽다고 외치는 청년들이 있다. 왜 그들은 달팽이가 부럽다고 말을 할까?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쉴 수 있는 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달팽이가 부럽다고 말하는, 이러한 외침은 단순한 몇몇 청년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많은 청년들이 하루하루 겪고 있는 삶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의 헌법(제35조 3항)에는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국민의 기본권으로 명시되어있는 쾌적하고, 안락한 집에서 쉴 수 있는 권리를 “주거권”이라고 부른다. 국민의 기본권인 주거권은 그 자체로서도 기본권이지만, 다른 인간적 기본권의 근거가 되기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주거권은 어떻게 보장되고 있을까?































       구 분

20 ~ 24세


(전세/월세)


25 ~ 29세


(전세/월세)


30 ~ 34세


(전세/월세)


40 ~ 44세


(전세/월세)


45 ~ 49세


(전세/월세)


1995년


43.4/45.2






2005년


25.1/64,6


38.5/40.3


24.4(월세)


18.2(월세)


17.1(월세)


2010년


17/74.8


33.3/47.8


28.3(월세)


21.3(월세)


20.5(월세)


                                   “청년층 주거문제의 현형과 과제”(청년유니온, 이미경 의원)

청년유니온과 민주당 이미경 의원이 작성한 “청년층 주거문제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의 전세 주거형태 비율이 줄고 월세 주거형태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과도기적인 시기인 “청년층”의 월세 증가비율이 중장년층에 비해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폭등한 전세가격에 대응하지 못하고, 불안한 주거형태인 “월세”로 주거환경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청년들은 점점 더 불안한 주거환경에 노출될 것이고 이는 그들의 생활적 기반을 흔들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불안정한 주거환경으로의 변화를 스스로 바꿔나갈 수 없을까? 환경의 변화이기에 우리들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다. 하지만, “주택협동조합”이라는 착한경제의 방법으로 우리는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주택건설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는 “기노채”씨와의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들어보자.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먼저 “주택협동조합“이라는 개념이 대중들에게 친숙한 개념은 아닌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주택협동조합이란, 주택문제를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결성한 조직체입니다. (소비자 협동조합의 한 유형) 주택협동조합은 크게 두 가지 종류도 나눠집니다.

첫 번째는, 공급과정에서의 협동조합으로서, “주택건축협동조합”(주택시행협동조합)입니다. 주택의 개발과 건설이라는 공급과정에서만 역할을 하는 협동조합입니다. 조합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안정적이며 쾌적한 주거를 마련해 주는 것을 목표로 가지고 있고요. 건축설계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조합원의 의견이 적극 수렴되며, 소유권은 분양받은 조합원 개인에게 있습니다. 이탈리아 볼로냐 지역의 “무리(Murri)협동조합”이 대표적인 주택건축협동조합입니다. 참고로 무리협동조합은 자체인력으로 설계 및 건설관리를 직접 수행하며 볼로냐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낮은 가격으로 높은 품질의 주택을 제공할 수 있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볼로냐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 주택협동조합인 ‘무리’에서 공급 [출처:http://bit.ly/bgRIpk]



두 번째는, 공급 + 유지, 보수, 관리과정에서의 협동조합으로서 “주택관리협동조합”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대부분의 주택협동조합 형태이고요. 주택의 공급뿐만 아니라 입주 이후, 주택의 유지, 보수, 관리까지 그 역할을 다하는 협동조합입니다. 소유권 부분에서 “주택건축협동조합”과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이 아닌, 협동조합이 소유권을 가지며 개인은 지분을 가지는 형식을 취합니다.

주택관리협동조합은 토지와 건물의 소유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눠집니다.


1.  토지 + 건물 (모두 협동조합 소유)
2.  토지(공공) + 건물 (협동조합 소유)
3. 토지 + 건물 (모두 공공 소유 + 유지, 보수, 관리 책임 : 협동조합)

이 중 2, 3을 통해, 저소득층 주거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비상식적인 부동산 가격의 원인은 너무나 높게 책정된 지가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지가가 부동산 가격의 2/3를, 건물가가 1/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건물가를 낮출 경우 거주환경의 질이 떨어지게 됨) 따라서, 스스로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저소득층(소득 하위 1, 2분위)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공에서 시장가격 이하의 조건으로 지가를 낮추어 임대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Q. 인정받고 있는 건축회사 대표이신데, 어떤 생각으로 인해 “주택협동조합”을 만들고 이를 준비하기로 결심하셨나요?


건설현장에서 오랜 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제가 가진 재능을 사용하여, “건축을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되는, 소비자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키자” 하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2011년 9월부터, 주택협동조합에 관해 함께 공부하고 나누는 포럼을 진행하였으며 현재 13차에 이르고 있습니다. 12월 “협동조합 기본법” 발의에 맞춰, “주택건설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하여 총회 개최, 태스크포스(TF) 구성 및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Q. 앞에서 저소득층의 주거문제해결에 대해 언급해주셨는데, 오늘날 특히 청년들의 주거 문제가 많은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주택협동조합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까요?


협동조합이라는 단어에서도 표현되듯이, 청년주거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협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모델을 예로 들 경우, 학생들이 대학단위로 주택협동조합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학주택협동조합이 힘을 모으는 “주택협동조합 연합회”를 조직합니다.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기 위한 입회비로는 대학생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여 5,000 ~ 10,000의 금액을 받습니다. 이러한 입회비들을 가지고 주택협동조합으로 사업을 진행하여 나갈 때 사용할 수 있는 기초 자금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연합회까지 조직이 되었다면, 크게 주체별로 2가지 움직임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학교단위별 협동조합은 학생주거환경 개선과 관련하여 대학교와 협상을 진행합니다. 대학교입장에서는 하나로 응집된 학생들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 없기에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동시에, 연합회단위에서는 많은 청년 조합원의 힘을 바탕으로 건물 주인들과 협상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청년소비자들의 연대로 만들어지는 임차인 파워를 바탕으로,


“공실이 생기지 않으며, 임대료 지불의 연체가 없으며, 관리 및 운영을 협동조합이 맡는다.”


라는 조건과 함께, 대학생들이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적정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주택의 유지 및 관리로 인한 추가적 비용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됩니다. 즉, 여기서 “청년들이 지불할 수 있는 주거비용”으로 건물주와 협상을 할 수 있는 힘은 청년 소비자들이 모여 연대하였고, 이를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였기 때문에 만들어 진 것이지요. 이러한 협상을 통한 임대료의 하락은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 너무나 높게 책정되어있는 토지가의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학교에 속하지 않거나, 졸업한 청년의 경우도 위의 모델과 같이 “힘을 함께 모을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하여 임차인 파워를 만들고 그 후, 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낮춰가는 과정에서 “주택협동조합”이 청년주거문제의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앞에서 이야기한 주택협동조합 모델은 좋은 비즈니스이며 동시에 대학생과 청년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주거문제는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환경의 문제라는 인식을 벗어던지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물론, 너무나 다른 성장환경을 가진 개개인의 청년들을 연결시켜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고, 한 대학교를 중심으로 작은 파일럿을 시행하고 피드백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바꿀 수 없는 사회문제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변화는 단 한 번에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문제 역시 한순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신의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주택협동조합을 통해, 자신의 일상생활을 바꿔나간 방향에서 우리는 변화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느리지만, 옆의 사람과 천천히 그리고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는 작은 변화로부터 우리를 둘러싼 문제들은 해결되어진다는 것을.”


글_ 김상우 객원 리포터 (tkddn7519@gmail.com)

출처: http://www.makehope.org/4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