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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급식, 지역을 생각하다_박상현

친환경 급식, 지역을 생각하다


희망제작소 뿌리센터는 2011년 10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울산 북구 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 수익모델 발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울산 북구의 친환경급식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건강한 지역 순환 경제 체제를 구상해 볼 수 있었는데요. 연구 결과를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이번 연구는 ‘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 모델을 발굴하는 것으로 분야를 한정하여 진행되었습니다. 급식과 관련된 내용으로만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를 하다 보니 자료가 많지 않았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급식은 단순히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경제와 매우 밀착되어 있으며, 친환경 급식은 더욱 로컬푸드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친환경 급식을 통해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때, 이왕이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식자재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지요. 친환경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알려주는 교육도  하고 실제 작물을 재배하는 곳에 가서 체험을 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입니다. 친환경 급식은 환경에도 좋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로컬푸드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여러 가지 개념이 이번 연구 내용에 포함 되었습니다. 울산 북구 지역에 도움이 되는 실사구시의 연구를 추구하다보니 조금 복잡해졌네요. 그럼 본격적인 연구 발표(?)에 앞서 개념별 내용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급식


학교 급식법에서 ‘학교 급식’이라 함은 ▲ 제1조 목적 – 학생의 건강한 심신의 발달과 국민 식생활 개선을 달성하기 위하여 ▲ 제4조의 규정 – 학교(초?중?고등학교) 또는 학급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의 장이 실시하는 급식을 말합니다. 목적에서 나와 있듯이 급식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건강한 심신의 발달과 국민 식생활 개선이라는 큰 포부가 담겨 있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가정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는 작은 사회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기본적 인권인 ‘먹는 것’에서 빈부의 격차와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은 작은 복지의 시작인 것입니다.


학교 급식은 유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790년 독일의 뮌헨에서 어려운 가정의 아동을 구호할 목적으로 급식을 개설한 것이 시초라고 전해지고, 1800년대 이후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으로 학교 급식이 확대되면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구호할 목적으로 독지가와 자선단체가 시행해왔으며, 그 이후 정부에서 법률로 제정하여 다수의 학교로 확대되어 시행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1953년 전쟁 재해 아동 구호 차원에서 유니세프(UNICEF)에서 원조한 분유를 결식아동들에게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전쟁으로 삶의 터를 잃은 아이들에게 급식으로 받는 분유는 유일한 음식이었습니다. 이후 1967년 학교보건법이 마련되어 최초로 급식에 관한 규정이 제정되면서 학교급식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되었고, 1981년 학교급식법 제정, 1992년 초등학교 학교 급식 전면실시가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채택됨에 따라 크게 확대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995년 중?고교 급식이 부분적으로 시행되었고, 1999년 고등학교 전면 급식, 2003년 중학교의 전면적인 학교 급식이 시행되면서 초·중·고등학교 모두가 학교 급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환경 급식


학교급식이 시행된 이후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아 위탁급식체제에서 직영급식으로 바뀌게 되었지만, 국적 불명의 질 낮은 급식 재료 공급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식중독 등의 문제는 줄어들었지만, 저가 입찰에 의해서 음식을 납품하는 현재의 입찰 방식으로는 질 낮은 급식 재료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학부모들은 꾸준히 급식 문제 개선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였고 세계무역기구(WTO)와 한미 FTA 등 신자유주의 개방정책에 몰린 우리의 농민들, 그리고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모여서 아이들에게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제정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운동본부는 현재 급식의 질 향상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우수 농산물에 대한 차익분을 지원하도록 하는 조례제정운동을 벌여 나갔습니다. 이들은 주민발의·주민청원·의원발의 등 다양한 형태로 조례제정을 청구하였고, 주민발의를 위하여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국민운동본부는 각 지역이 급식조례를 제정할 때 고려해야 될 대원칙 3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① 학교 급식의 공공성과 사회복지로서의 교육 가치를 실현하는 직영급식 ② 의무교육으로서의 무상급식 ③ 아이들의 건강과 우리의 농업을 함께 지키기 위한 우리 농산물 사용. 특히 세 번째 원칙은 지역의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운동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우리 농산물 사용은 아이들에게 우리의 음식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바른 입맛을 가지게 하며, 우리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전국의 229개 지방자치단체 중 213개 단체가 학교급식 관련 조례를 제정하였습니다.


로컬푸드


로컬푸드 먹거리 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의 확대, 거리의 축소, 신뢰의 확산’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지산지소운동, 이탈리아의 슬로우푸드 운동 등 국가별로 이름은 다르지만 그 정신은 동일합니다. 우리나라의 신토불이도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컬푸드 운동은 미국과 같이 커다란 대륙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국내산이라는 개념이라기보다는 한정된 범위 지역 내에서 생산된 식자재를 그 지역 내에서 소비하자는 것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면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서 내 이웃이 내가 생산한 것을 먹는다고 생각하다면 단순히 경제적 소득만을 위해서 생산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로컬푸드는 이러한 대면적 유통체계를 구축하여 생산자의 안정적인 소득구조를 창출하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게 함으로써, 생산자에게 정당한 몫을 그리고 소비자들에게는 믿을만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먹거리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로컬푸드 운동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지역 내 자원이 상호간의 돌봄과 책임감이라는 관계 속에서 지역경제의 연결고리를 통해서 유통시켜야 한다는 것이지요.


로컬푸드 운동이 지역의 자급자족만을 목표로 하는 것 같지만, 이러한 지역별 자급률의 향상은 결국 국가 전체의 자급률 향상으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지역 차원의 자원순환기능의 회복을 통한 지역순환형사회를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컬푸드 운동은 고용창출과 지역자원의 활용을 촉진하는데 예를 들어 영국 New Economics Foundation의 자료에 의하면 소비자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를 10파운드(£)만큼 구입하면 지역 내에서 25파운드(£)의 소득을 추가적으로 창출하지만, 같은 금액의 타 지역 먹거리를 슈퍼마켓에서 구매하게 되면 14파운드(£)의 소득이 창출된다고 합니다.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을 구매하면, 지역 내에서 돈이 더 많이 유통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생산규모와 상관없이 로컬푸드 운동에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업농가뿐만 아니라 겸업농가도 주역이 될 수 있고, 경작을 포기하는 휴경지도 감소합니다. 또한 외부로의 화폐 유출을 막아 지역 내 자금이 순환하게 되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친환경급식은 로컬푸드 운동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주변에서 생산되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주면서, 아이들의 건강도 좋아지고, 지역 경제도 살아나는 일거양득의 방식이지요.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친환경 급식을 실시하기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자재를 구하려고 하니까 정작 식자재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입니다. 농산물은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서 일정 수요를 맞출 수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공식품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친환경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몇몇 큰 기업에 의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역 경제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울산의 경우 친환경 급식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소요되는 식자재의 수량이 많지 않습니다. 농가의 생산량이 많을 경우 납품 외에 농산물의 판로 확보가 쉽지 않고, 친환경인증도 받아야 되고 여러 가지 까다로운 일들이 많아서 농가에서 친환경 농사를 꺼려합니다. 안정적으로 식자재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현재 주목을 받고 있는 커뮤니티비즈니스와 사회적기업이 등장합니다.

사회적기업과 커뮤니티비즈니스


사회적기업을 인증하는 노동부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은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 활동을 수행하면서,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의에서처럼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주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사람들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기업 혹은 좋은 기업으로 인식합니다.


그렇다면 커뮤니티비즈니스란 무엇일까요?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일본에서 들어온 외래어입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호소우치 노부타카에 의하면 주민 스스로가 지역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하여 지역의 문제 해결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으로 이익 추구보다는 적정규모, 적정이익의 비즈니스를 목표로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부터 여러 가지 마을만들기 사업들이 있어 왔지만 대부분의 사업들이 국가 주도적이고, 하향식 정책 수립방식과 제한된 시민 참여, 국가 보조금에 의존하는 방식과 지원금이 끊어질 경우 사업이 종결되어 버리는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의 대안으로 커뮤니티비즈니스에 주목하게 된 것 입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는 기존의 하드웨어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마을의 공동체를 회복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업은 이들 공동체가 하는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적정규모의 사업인 것이지요.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기업과 커뮤니티비즈니스가 비슷한 개념으로 서로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공동체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커뮤니티비즈니스라고 한다면, 사회적문제의 해결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은 사회적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커뮤니티비즈니스는 지역 기반이 중요한 반면, 사회적기업은 지역 기반이 그렇게 중요한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그 외에는 거의 모든 면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사업들을 통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초기 커뮤니티비즈니스라는 이름을 쓰던 일본도 최근에는 사회적기업, 사회적비즈니스(Social Business)라는 이름으로 통합하여 쓰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커뮤니티비즈니스를 개념으로 하되 명칭은 사회적기업으로 통칭하여 쓰기로 하였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경제적으로 지역에 다양하고 유익한 효과를 제공해주는데요. 사회적 효과로는 시장과 행정에서 해결할 수 없는 지역 과제를 해결하고, 고령화의 진행에 의한 사회적 수요의 증대에 대응해줍니다. 또한 지역과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이 출현하고, 산업기능별 도시계획으로부터 생활자 중심의 융합형 커뮤니티로 재구축되고, 지방자치의 확립과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활용한 지역의 자립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경제적 효과는 사회적기업을 통한 새로운 고용 창출로 실업률이 줄어들고, 지방행정의 재정악화 문제의 해결과 새로운 공공서비스의 담당자 창출,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의 감소 등 지역 경제에서 유무형의 이익을 제공합니다.

국내 사회적기업은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육성법에 의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아야 하며, 2011년 5월 1일 현재 501개의 사회적기업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사회적기업 육성법에서 정한 사회적기업의 범위는 대략 7가지 정도입니다. ① 교육 및 보육 서비스, ②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 ③ 문화·예술·관광·운동 관련 서비스, ④ 산림환경·집수리·재활용 등 환경 서비스, ⑤ 공공장소·건물 및 기타 사업장 청소서비스, ⑥ 간병 및 가사지원서비스, ⑦ 그 밖에 노동부장관이 사회적기업 육성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정하는 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에 인증된 기업은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되는데요. 경영과 컨설팅 비용에 대한 지원과 인건비 지원, 전문 인력 지원과 각종 세제 혜택이 주어집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모두 정리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울산 북구 친환경급식 사회적기업에 대하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울산 북구 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 수익모델 발굴’을 위하여 울산 북구의 기초 자원현황과 지원현황을 조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사회적기업과 시민단체, 복지단체, 친환경 급식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과 친환경 급식을 시행하는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뒤 울산 북구의 장점과 약점,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연계전략을 세웠습니다.

울산은 제조업 중심의 남성 위주 노동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성별 취업률·실업률 격차가 큽니다. 남성의 취업률은 전국 평균 취업률보다 높은 편이지만, 여성의 취업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여성이 주로 일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매우 적었고, 일자리의 대부분이 임시직이나 일용직이었습니다. 여성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여성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사회서비스, 복지, 아동, 가정생활 관련 일자리 창출이 필요합니다.


울산의 고령화 추이는 2010년 6.8% (전국 11%)에서 2030년 25.5% (전국 24.3%)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수치로만 보면 전국 평균보다 낮은 편으로 젊은 도시로 보일 수 있지만, 2012년 고령사회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2010년 이후 베이비붐세대의 대거 퇴직으로 퇴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국 712만 명/울산 17만 6천 명) 40대 이상의 직장인이 가장 많은 울산은 정년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이 전국 평균보다 높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됩니다. 이는 울산이 풀어야 될 과제 중에 하나입니다. 지자체는 시니어들이 퇴직 후 제2의 삶을 보람되게 살 수 있는 대처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청년 일자리가 없는 것은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이지만, 비교적 다른 지역에 비해 일자리가 풍부한 울산도 최근 청년 고용 감소와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울산의 산업시설들은 저성장으로 신규채용을 현저히 줄였습니다. 2010년 한해에만 3500여 명의 청년들이 타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서 이동하였습니다. 산업 관련 직종 이외에는 일자리 없기 때문에 대학 졸업 후 많은 청년들이 다양한 일자리를 찾아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노령인구의 증가와 청년층의 감소는 지역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대표적인 2차산업 중심, 남성 중심 산업 도시입니다. 2차산업 중심 도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업종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산업구조를 생태계에 비유하자면, 다양한 생물군이 함께 공존하는 형태가 건강한 생태계라고 한다면, 몇 가지 큰 생물군만이 있는 생태계는 건강하지 못하고, 전염병이나 문제 발생 시 구조가 한 번에 무너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산업구조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의 도요타시는 도요타 자동차의 수출 침체로 마을 전체가 매우 심각한 침체로 빠졌습니다. 외부의 충격을 완충시켜줄 수 없는 구조는 어떠한 충격이 왔을 때 한 번에 무너져 버릴 수 있습니다. 울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울산은 사회서비스 분야 업종이 타 업종에 비하여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서비스는 복지와 교육과 관련된 분야가 많고, 여성이나 소외계층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은 분야입니다. 우리의 연구 주제인 사회적기업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고요. 사회적 계층과 사회적 업종의 문제는 울산이 꾸준히 풀어야 될 문제입니다.


이를 토대로 울산 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이 주력할 수 있는 계층별 사업 분야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친화경 급식 사회적기업 수익모델은 직접 참여, 간접 참여 항목으로 구분되며 ▲ 직접참여는 생산, 가공, 물류·배송, 후처리로 세분화되고 ▲ 간접참여는 교육, 직거래, 관광·홍보, 교류 사업으로 구분됩니다. 사업 분야별 특성은 활동성과 자본 집약성, 창의성과 안정성으로 구분하여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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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분야별 특성



각 계층의 특성을 세분화하면 ▲ 창의성과 활동성이 강한 청년층은 후처리와 관광, 배송등 교류 사업에 적합하고 ▲ 여성은 직거래, 생산과 교육, 가공 관련 사업에 적합하며 ▲시니어는 가공과 생산을 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의 경우 주부를 포함한 3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여성 자신과 아동, 가정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업종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일할 수 있는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탄력적이고 유동적인 일자리를 선호할 것입니다.


적합한 사업 분야는 생산과 교육, 가공, 직거래이며, 사업아이템은 유기농반찬전문점, 친환경 도시락 제작 및 배달, 유기농산물전문점, 농산물·과일 가공, 유기농제과제빵, 음식물 조리 개발 및 교육, 직거래장터운영 등이 있습니다.


시니어의 경우 조기 퇴직자부터 그 이후 세대로 주로 50대에서 70대를 대상으로 봤을 때, 이들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청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자본능력, 안정적인 운영능력 등의 강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령 제한이 없고, 체력적 요구가 적으면서 꾸준히 일할 수 있는 분야가 적합니다.


적합한 사업 분야는 생산과 가공 분야이고, 사업아이템은 유기농야채·특용작물·과수 재배 및 가공, 전통발효식품·전통주 제조, 김치·두부 등 가공, 유기농 제빵제과, 채식·건강 관련 레스토랑/카페 관련 업종 등이 있습니다.


청년층은 20-30대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을 말하며, 열정, 창의성(아이디어), 활동성, IT및 인터넷 활용성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새로운 이벤트와 다양한 연계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적합한 사업 분야는 배송과 교류, 후처리와 그린투어리즘과 연계한 관광 등이며, 사업아이템은 농특산물 라벨링 디자인·브랜드화·유통·마케팅, 급식재료 배달/배송,  푸드디자인, 지역콘텐츠개발· 농촌관광 해설, 음식물/식용유 재활용, 바이오매스 활용 관련 업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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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과 사업 관계 설정



우리는 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의 비전으로, 학교 급식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을 통하여 학교 급식과 로컬푸드를 강화하고 확산하여 이를 기반으로 지역의 건강한 순환 경제 실천을 제시했습니다. 친환경 급식이 지역과 밀착되어 상호 협동적으로 진행되면 지역 순환 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로컬푸드의 강화와 확대가 필요합니다. 우선 학교 급식에서부터 로컬푸드 직거래, 학생들에게 농가 체험학습을 실행하고, 협소한 급식 시장에 대한 지원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시민들의 의식 개선 교육과 농가 소득 증가를 위해 농산물 판로 확대도 필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이 가진 다양한 자원을 급식 및 로컬푸드와 연계하여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하면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아가 지역에서 생산하고 만든 식품을 지역 내에서 적극적으로 소비하여 지역 먹거리 운동 실천을 하고,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어 사회적기업을 운영함으로써 지역의 경제적 여건 개선과 지역 커뮤니티의 회복에 기여하여 일자리 창출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순환시스템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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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의 비전



 ‘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의 의의


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의 의의를 지역화, 다양화, 가속화, 순환화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지역화’에 대하여 설명을 하자면, 외지 생산품의 공급량을 줄이고, 대신 지역 생산품의 공급량을 증가시켜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의 수요와 공급의 순환 구조를 만들어서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모든 농산물과 가공 상품의 지역화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상품부터 우선적으로 지역화하고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야 합니다. 울산 북구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이나 가공품은 가급적 경남 지역 내에서 공급받도록 로컬푸드의 범위를 한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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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지역화



‘다양화’는 지역 내에서 없던 업종이 발생하고, 일부 대기업이나 큰 규모의 업체에서 제공되었던 상품을 지역에 뿌리를 둔 업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하게 되어, 여러 주체가 생산과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에 작은 기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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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 생태계의 다양화



‘가속화’는 친환경 급식에 제공되는 상품이 점차 다양화되면서 지역 경제를 가속화시키고, 직접적인 상품 생산과 기타 간접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영역의 생성에도 기여하게 되어, 더욱 촘촘한 사회적기업 네트워크가 만들어집니다. 급식을 통한 공급량이 증가하고, 지역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농장 체험과 관광을 통한 부수적인 생산 가능성이 확산하여 지역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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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의 가속화


마지막으로 ‘순환화’는 지역 외부로 빠져나가던 자본이 지역에 머무르게 되고, 소비되는 1차적 순환과 사회적기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지역사회에 재투자되는 2차적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지역에서 사용되는 돈이 지역에서 소비되어야만 지역이 부유해지고, 나와 우리 이웃이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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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자본의 순환화



‘친환경급식 사회적기업’ 수익모델


친환경급식 사회적기업의 의의를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급식을 공급하는 주체와 급식을 이용하는 주체로 구분하였고, 급식 대상은 현재 친환경 급식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 지역 대학교와 관공서, 일반 사업체까지를 잠재적 친환경 급식 대상으로 설정하였습니다.


급식 공급은 직접 급식 생산에 참여하는 직접 참여 대상과 급식과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킴으로 급식에 대한 인식 향상과 영역을 확대시키는 간접 참여로 구분하였습니다. 직접 참여는 생산과 가공, 물류, 배송, 후처리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업을 대상으로 사회적기업화하고, 간접 참여는 먹거리와 급식과 관련된 교육과 직거래, 관광, 홍보, 교류 사업 중 사업성이 있는 아이템을 선별하고 검토하여 사회적기업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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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급식 사회적기업 수익 모델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급식에 지역 농산물을 우선 사용하는 조례가 WTO에 위배된다고 하여, 조례가 폐기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는데요. 얼마 전 학교 급식에 사용하는 식품에 대한 국내산, 지역산 우선 사용은 예외 사항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학교 급식 시장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우리 농가와 지역의 소기업에게 지역의 활력과 경제적 향상을 이루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장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몇몇 대기업이 많은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 나누어 수익을 얻는 구조를 울산 북구에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보고서는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그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관과 민이 함께 적극적으로 서로 협력하여 건강한 지역 먹거리가 많아지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울산 북구가 되길 희망합니다.


글_ 뿌리센터 박상현 선임연구원 (san@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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