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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센터] 사회적기업 생태계조성 사람만이 희망이다 – 인큐베이터 육성


사회적기업 생태계조성 사람만이 희망이다 – 인큐베이터 육성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과 지원체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5년내 3000개의 사회적기업 설립, 기재부의 협동조합 관련 정책, 문화관광부의 관광 산업 분야 사회적기업 및 마을기업 6만여 개 일자리 창출, 안행부, 국토부의 마을기업 지원 정책, 미래창조부의 사회문제해결형 기술개발 지원 정책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이 활성화되고 있다. 한편으로 최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개소된 이후 광역단위 중간지원조직 설립 움직임이 다른 지자체에서도 추진되고 있고, 30여개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한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 협의회가 출범했다.
시장, 자본, 인프라 등 사회적경제 생태계와 관련한 다양한 영역에서 제도 개선과 신규 참여가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에 대한 육성과 성장이 정책의 중심에 놓여져야 한다. 최근 신규 설립되고 있는 지역단위 지원센터는 저마다 구인란을 심각하게 겪고 있고, 지원기관 내에서도 요구 역량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결국 사람이 핵심이고, 사람과 관련된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인큐베이터 육성이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가가 중요한데 사회적기업 성공 모델 발굴을 위해 왜 인큐베이터 육성을 이야기 하나?”, “인큐베이터는 현재 얼마나 있고, 얼마나 필요한가?”, “인큐베이터의 역할과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 “좋은 인큐베이터가 필요한 것은 알겠는데 그것이 교육으로 가능한가?”
영리기업에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터로 첫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인큐베이터의 중요성과 육성 필요성에 대하여 정부, 지자체, 민간 지원 기관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위 이야기는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지원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 쉽지 않았고, 육성 방안에 대한 의문, 궁극적으로 제도와 기업가가 핵심이지, 좋은 인큐베이터가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앞으로 인큐베이터 육성 방법론과 관련한 글을 사회적경제 리포트에 월 1회 기고하고자 하며, 이 글에서는 인큐베이터의 정의와 현황 , 육성 필요성, 주요 역할에 대해 주로 다루고자 한다.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터의 정의와 현황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터는 창업준비기와 창업기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적기업의 소셜미션과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해 사회혁신과 사회적기업의 경영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큐베이팅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적기업가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사람이다.  흔히 이야기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상근 멘토외에도 각 중간지원기관의 실무 활동가나, 마을기업 인큐베이터, 민간 지원기관 실무자들도 크게 보면 인큐베이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합치면 대략 200여명 이상의 인큐베이터가 활동하고 있고, 5년내 생태계 성장 전망을 보건대, 대략 1000여명 정도로 필요 인원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인큐베이터 육성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민간에서는 자체적으로 육성을 추진할 자원과 육성 시스템도 거의 없고, 공공에서도 체계적 정책 지원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분기1회 정도의 워크샵이 전부인 상황이며, 인큐베이터의 역할과 책임도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회적기업의 인큐베이팅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희망하는 것 자체가 과도한 기대라고 생각한다.

 
왜 인큐베이터 육성이 필요한가?

먼저 사회적기업은 매우 복잡하고 난이도 높은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회적기업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2%대에 그치고 있는 초저성장시대, 1인당 GDP가 우리와 유사한 OECD 국가 대비 229만명이 많은 소기업 공급 과잉,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골목시장 침투 등과 같이 외부적 요인이 더 크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의 경영은 미션과 지속가능성이라는 2가지 의사결정기준, 고객을 넘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존재, 미션 수행이 가져오는 고비용 구조를 극복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비즈니스다.
또한 영리창업의 경우 유사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가가 많지만, 사회적기업의 경우 미션을 기반으로 사업 모델을 고민하는 경우도 많아서, 영리창업에 비해서 비즈니스 경험도 크게 부족하다. 그 결과 20년 넘는 영리 기업의 경영컨설턴트, 수조원대 제조업체의 생산관리 컨설턴트나 경영학 전공 교수 등 사회적 기업의 컨설팅을 깊이 있게 해 본 전문가들은 인큐베이터 육성에 필요성에 대해서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다.
해외의 상황은 국내 상황과 더욱 더 비교해 볼 만 하다. 브라질 대학의 80%는 영리창업에서도 전문 인큐베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도 기업의 성장단계별 다양한 인큐베이터가 존재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영파운데이션이나 몬드라곤협동조합에서는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회적기업에게18개월에서 24개월의 인큐베이팅 기간 동안 인큐베이터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인큐베이터 육성이 필요한 두 번째는 전문 인큐베이터를 통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이 사회적기업가의 성장 지원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가의 발굴은 육성되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션에 대한 열정을 가진 기업가들이 스스로의 지향대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집합 교육이나 네트워크 활성화로는 일상적인 경영 의사결정을 돕는데 한계가 있으며, 개별 기업가의 독특한 리더십과 경영원칙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어렵다. 또한 외부 전문가나 생태계 자원 연계에 대한 관계나 경험 부족을 효과적으로 보완하기 위해서도 고관여 방식의 밀착된 전문 인큐베이터는 사회적기업가들의 기업가 정신과 문제해결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세 번째는 중간지원조직의 필수적 역할이나, 인원도 육성 시스템도 너무나 부족한 현실과 관련있다. 중간지원조직은 섹터간 융합과 소통 지원, 정부 지원 전달체계,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제안, 개별 조직 인큐베이팅, 필요 자원 연계와 배분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에 높은 기대가 있으나 부족한 부분이 개별조직에 대한 인큐베이팅 기능이다. 중간지원조직의 인큐베이팅 기능의 현실은 행정 지원 기능의 과다, 일부 사회적기업에 자원 연계 기능에 집중하게 되고, 한편으로 인큐베이팅 담당 인력의 경험과 역량이 높지 않지만 이를 위한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인큐베이터에게 기대되는 역할과 요구역량은 무엇인가?

먼저 인큐베이터는 비즈니스 수행 과정에 소셜미션이 일관되게 실현되고 더욱 명확화 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가를 지지하고, 사회적기업 내 미션이 공유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혁신을 지키는 역할이 필요하다. 인증 사회적기업의 40%의 달하는 시민사회 기반의 사회적기업가들과 달리 청년 사회적기업가나 영리기반 사회적기업가의 경우 미션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미션수립과 구성원 공감대 확보, 경영시스템과의 접목, 고객과의 매출 창출 과정에서 기업가가 꿈꾸는 소셜미션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두 번째로 인큐베이터는 문제해결사이다. 창업기의 경영관리, 인사관리, 사업전략수립, 조직관리, 신규제품개발 등 다양한 경영이슈에 대한 문제해결 대안을 직접 혹은 외부전문가를 통해 제시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창업준비기의 경우 업종 특성보다 일반적인 경영이슈가 주로 발생하고 있어, 비즈니스 경험이 부족한 인큐베이터라도,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기본적인 사회적기업의 경영 이슈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흔히 인큐베이터의 문제해결능력부족을 외부 자원 연계로만 풀어내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기업가와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문제 해결의 필수적인 요소이고, 비즈니스 전문성이 부족한 기업가에게 전문가의 언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인큐베이터가 경영문제해결의 기본적인 소양을 갖는 것은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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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역할은 마당발 역할이다. 필요자원과 부족한 역량에 대한 외부자원을 연계하고, 네트워크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은 영리기업과 달리 생태계가 매우 중요하다. 많은 부분 공공시장 과 같이 공공부문의 연계나 사회적경제 조직간 내부 거래가 중요하고, 창업초기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나 적절한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기업가의 부족한 네트워크를 보완하고, 이슈해결을 위한 자원이 필요할 때 이를 연계할 수 있는 역할이 요구된다.
네 번째로 인큐베이터는 사회적기업가의 벗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경제 생태계 안에서는 “사회적기업가는 힘들어서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외로워서 그만둔다” 라는 말이 있다. 그동안 인큐베이팅 과정에서 다양한 지원을 인큐베이터가 하고 있지만, 사회적기업가들이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는 부분은 구체적인 프로그램 보다 지지와 쉼터의 역할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돕거나, 필요한 자원연계에 도움을 준 것 보다 본인의 결정을 존중하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에 대해 더욱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3의 임원이 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창업기 사회적기업의 경우 대표외에 내부를 총괄하고, 특히 기획이나 성과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중간리더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현재 사회적기업의 특성상 시스템에서 중간리더가 훈련되기 어려운 소기업의 한계이다. 질적 성장과 조직 관리를 위해서인큐베이터는 기업의 구성원이 되어 내부 역량이 성장할 때까지 내부 총괄 기능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역량이 요구되는데, 사회적기업과 인큐베이터 및 전문가 인터뷰 결과 대부분의 인큐베이터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체계적인 인큐베이터 육성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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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베이터 육성은 단순 집합 교육이 아닌 인큐베이터 육성 센터 설립을 통한 장기적 지원 필요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인큐베이터 육성은 단순한 집합 교육 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 집합교육의 효과는 기초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정보 전달, 혹은 명사(전문가)가 주는 동기부여 효과 외에 효과성이 매우 낮다. 그래서 최근 시민교육에서는 다양한 교육 방법론이 도입되고 있고, 캐나다의 노동조합 교육에서는 집합교육 자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인큐베이터 육성은 교육 외에 <업무수행 + 액션플랜과 모니터링 + 온라인 교육 + 네트워크 + 공통학습조직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2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터 양성 센터 설립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책적 지원은 절실하나 성공모델이 가시화된 육성 프로그램이 부족해 현실적 지원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좋은 인큐베이터 육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큐베이터 육성이 불가하다면, 인큐베이터가 필요한 이유를 해결할 다른 대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풀뿌리학교 사회적경제 지원 전문가 과정>에서 인큐베이터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대구, 광주, 부산 등에서 인큐베이팅을 경험한 전문가들과 좋은 인큐베이터가 되기 위한 다양한 공부와 토론을 하고 있다. 과정 이후에는 인큐베이터 포럼 등과 같은 학습 모임을 만들어 함께 성장하는 노력을 같이 할 계획이다.
좋은 인큐베이터가 하나의 존중받는 일이 될 때까지 무엇이라도 하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정리된 인큐베이터 육성 방법론은 사회적경제리포트를 통해 공유해나갈 예정이다.

글_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정상훈 센터장 (badayuri@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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