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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9차 정기포럼_주민참여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역축제 2.0

가을이 시작되는 9~10월이면 수십 명이 모이는 마을축제부터 수천, 수만 명이 모이는 대형 축제까지 지역마다 각양각색의 축제가 열린다. 90년대 중반 민선 지방자치 시작과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역 축제는 그동안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해 준 반면, 질적 내실화가 담보되지 않아 축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기도 하였다.
목민관클럽은 2015년 9월 18일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축제의 본질을 살펴보고 주민참여와 지역공동체를 강화하는 축제 혁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지역축제 혁신을 위한 좌절과 도전

목민관클럽 소속 지방자치단체들의 축제 운영사례와 고민들을 먼저 들어보았다.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
강동구 암사동에서는 국사책에 나오는 선사유적지를 테마로 강동 선사문화축제를 연다. 2010년 처음 시작했고, 2012년부터 원시탐험 퍼레이드를 비롯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주민축제 지원단 등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어서 축제를 운영한다. 직능단체 중심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일반 주민들의 참여도도 훨씬 높아졌다. 축제를 준비하며 공감토론회도 연다.
축제는 잘 갖춘 콘텐츠를 중심으로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향후 발전방안 중 첫째로는 축제의 내실화를 들 수 있다. 구색을 맞추느라 넣었던 프로그램 중 본래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것은 축제에서 빼고 있다. 둘째는 문화관광 상품으로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축제가 활성화되면서 길가에 포장마차 등 먹거리 노점상이 많이 생겼다. 위생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금연, 금주 축제 콘셉트로 건강도 챙기고 있다. 저녁 6시까지 술을 팔지 못하게 한다. 개중에 까나리 액젓 병에 막걸리를 담아서 파는 사례도 있었는데, 주민감시단을 통해 그런 부분도 관리하려고 한다. 셋째는 관 주도형에서 민관 상생협력형으로 유도하고 있다. 반려동물도 퍼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도 참여시킨다.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
금천은 봄 벚꽃 축제와 가을 구민축제, 연 2회의 대규모 축제를 연다. 축제 개최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외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관광 상품을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면 내부 주민들의 역량을 고양할 것인가? 이 중 선택을 해야 하는데, 지역 특성상 외부인을 끌어들여 상품화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후자를 택한 것이 금천 하모니 벚꽃축제다.
금천은 공업지역이 많은 반면, 문화적으로는 낙후되었다. 그리고 축제 예산은 6,000만 원뿐이니 봄과 가을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각 3,000만 원이다. 둘 중 하나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금천하모니 벚꽃축제다. 주민들 스스로 축제위원회를 만들고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편곡, 연습, 연주하는 축제다. 2011년 710명, 2012년 837명이 참여했다. 1년 중 11~12월 편곡과 지휘자 선정, 1~4월 사람 모집, 3~4월 악기별 훈련, 그리고 다 같이 모여 축제를 연다. 2013년에는 1,491명, 2015년에는 1,750명이 참여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참여자는 8살, 가장 나이 많은 참여자는 83살이었다.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알게 되고, 세계에서 최대 다수가 참여하는 오케스트라로 기네스북에 등재 되었다.
초?중등 교육에서 문화와 예?체능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역축제와 더불어 학생들의 음악활동이 늘어나게 되었다. 골목마다 골목연주회가 생기면서 일상적인 음악도시가 되었다. 작은 음악회도 많아지고, 동 주민센터에서 악기를 배우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자기 동에서 문화축제를 여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주민이 참여하고, 주민이 기획하는 하모니 오케스트라 프로그램 하나로 완전히 음악도시로 바뀌었다.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도봉구에서 대표 축제라 할 만한 것이 도봉산 축제였는데, 돈 들여서 기획사에 맡기고 가수를 불러 벌이는 축제였다. 의미를 찾기 힘들어 2013년에 폐지하였다. 대신 마을 축제, 주민주도형 축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최소 마을별로 500~1000명 정도 참여하는 축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에코 벚꽃 축제는 창2동 우이천변 1km 거리에서 열린다. 300만 원을 지원하는데 주민들이 모금도 하고 행사기획도 하고 마을출신 예술가나 연고가 있는 사람들을 섭외한다. 축제기간엔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는데, 주민들이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 협조를 구한다. 동 인구가 3만 8,000명 정도 되는데 하루 축제에 5만 명이 온다. 아이들이 합창단을 만들고 축제에서 노래를 하니 엄마들이 오고 친구들이 따라온다. 아이들은 관객이 아니라 주인이 되어서 발표를 한다.
창골 한마당 축제는 어린이날 새로 만든 공원에서 연다. 이 축제의 특징은 아이들이 주인이라는 것이다. 공원 구석구석 부스를 만들어 프리마켓을 여는데, 올해는 200팀 이상이 나온 것 같다. 무대 하나 만들어서 거기에 집중하는 축제가 아니라 프리마켓과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차 없는 거리와 공원에서 벌어진다. 최소 2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도 270만 원을 지원했다. 모금과 기획도 전부 주민들이 하였다.
동네별로 이런 축제들이 진행되고 있다. 둘리공원에서 진행되는 소나기 축제, 핸드메이드 제품만 갖고 나와서 파는 수제bee축제, 방학동 발바닥 공원에서 매달 한 번씩 열리는 프리마켓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축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가 있으면 알아서 참여한다.
신촌 물총축제는 일단 재미가 있다. 신촌 연세로를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해 차 없는 거리를 만들었는데, 주말이 되면 가족들과 아이들이 놀러 나온다. 신촌 일대 ‘무언가’라고 문화기획을 하는 청년이 있는데, 이 청년이 연세로를 활용한 물총축제를 제안했다. 올해는 신촌 지하철역에서 연세대까지 이어지는 연세로에 350미터 물썰매 시설을 빌려와 축제를 했는데, 3만 명이 모일 만큼 인기가 좋았다.
축제를 기획하며 동네의 정체성을 고민하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것이 재미다. 우리는 예산도 한 푼 안 들인다. 스폰서로 코카콜라, 에스오일 등 업체가 참여한다. 다른 축제들은 비올까봐 걱정인데, 물총축제는 날씨와 관계가 없다. 소방차가 와서 물 뿌리는 게 축제인데, 비가 내리면 더 신난다.
저희가 물총축제를 한 것이 3년째다. 청년단체 ‘무언가’와 신촌번영회가 참여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걸 주민참여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우리 축제는 독창성, 정체성이 없다. 마음껏 베끼셔도 좋다. 물총싸움을 하면서 결혼식도 했다. 축제 참여 복장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을 만들면 축제는 저절로 열린다. 곧 연세로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이 있다. 10월 3일 영국 근위대에서 퍼레이드를 한다. 10월 4일 독일대사관 제안으로 옥토버 페스티벌을 한다. 할로윈축제는 10월 마지막 주에 한다. 구에서는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다. 저희가 하는 것은 행사가 끝난 뒤 청소하는 것과 인터넷 홍보 정도다.
재미있게 하자, 돈 없으면 없는 대로 하자는 게 서대문구 스타일이다.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축제와 지역문화가 일시적이거나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게 아니라, 구조화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성북문화재단을 만들었다. 성북에는 아트홀도 없는데 무슨 문화재단이냐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성북문화재단은 현재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성북구를 만들고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활동 주체가 명확하니 기존과는 전혀 다른 문화의 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축제의 콘텐츠를 고민하기 전에 이 콘텐츠를 담보할 주체와 네트워크와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의 결과물이 바로 성북문화재단이다.
축제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축제가 지속되려면 축제의 내용이나 사람들이 자기 삶 가까이에 있거나 축제를 했을 때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해야 한다고 본다. 성북동에 대사관들이 많아서 세계축제를 하는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온다. 아프리카축제, 라틴축제, 이슬람축제도 한다. 정말 많이 온다. 장위동에 순조의 셋째 딸 덕온 공주의 남편인 김진홍 부마가 살던 집이 있는데, 이곳서 열리는 부마축제에도 사람들이 많이 온다. 세계축제는 방송도 많이 탔다. 사람도 많이 오지만 재미도 있다.
축제의 내용은 어느 지자체나 비슷하다. 저희도 재미있는 축제가 많은데, 연극도시를 지향해서 주민연극교실이 굉장히 많이 생겨났다. 연극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자기가 살면서 연극의 주인공이 되거나 어떤 역할을 한다는 게 자기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주민들이 문화의 생산자로서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저는 축제를 준비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양천구의 정체성을 담을 방법을 고민했다. 우연히 양천구 지도가 강아지를 닮았다는 것에서 착안해 반려견 축제를 열기로 했다.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키우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예상 밖으로 주민들의 반응이 좋았다. 다른 곳에서 하는 반려견 축제와 달리, 인간과 동물이 공생할 수 있는 것을 주민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과 안 키우는 사람 모두 생각을 나누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이것을 양천구의 대표 축제로 만들고자 한다.
모기동축제는 목2동에서 2012년부터 동네주민들이 모여 시작한 축제다. 구의 예산지원이 없어도 작년에는 3,000명이 모였다. 깃발을 달아 축제 분위기도 띄우고 프리마켓을 열어 물건을 팔기도 한다. 방아다리축제도 있다. 신월동의 옛 지명이 방아다리다. 벚꽃이 아름다운 마을로 벚꽃이 필 때 주민잔치를 한다. 해맞이 마을 오솔길 축제도 열린다. 이렇게 주민들이 스스로 모여서 하는 축제를 계속 확산시키려고 한다.
최성 고양시장
최성 고양시장
고양 국제 꽃박람회는 3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데, 회당 예산이 100억 원이 들어가는 행사였다. 시장이 되고 나서 인수위를 꾸렸는데 꽃박람회를 없애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꽃박람회에 관광객은 몰려드는데 지역경제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행사였다.
고양 꽃박람회를 없애는 대신, 예산을 50억 원으로 줄이고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바꿨다. 화훼전문가들만 찾는 박람회에서 꽃과 함께 문화를 즐기도록 막걸리도 팔고 쉼터도 만들어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제는 화훼산업, 시민들과 함께하는 지역축제로 자리 잡았다. 연간 화훼수출의 절반이 박람회 기간에 계약이 이뤄진다. 축제기간에 라페스타, 웨스트돔 등 식당가도 활성화되었다.

지역축제 혁신을 위한 과제

단체장 발표가 끝난 후 윤성진 2014, 2015 한강몽땅 총감독을 모시고 지역축제혁신을 위한 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윤성진 서울몽땅축제 총감독
국내 지역축제의 현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지역축제가 난립하고 있고, 예산투여에 비해 수익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 후 행자부가 지자체 축제를 평가하여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여러분은 이런 평가에 동의하시는가? 이것은 축제를 경제적 효과로만 따지는 시각으로 축제를 문화가 아닌 산업으로 보는 것이다. 축제가 지닌 여러 부가가치 창출기능은 고민하지 않았다. 중앙정부는 축제를 문광부 산하 관광산업과에서 다루고 있다. 축제라는 것은 문화로 출발했을 때 부가적으로 관광효과가 나타나는 것인데, 한국은 거꾸로 바라본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까?

현재 대형 축제들이 한계에 다다랐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산천어 축제는 200만 명이 몰려오는데, 공간상 더 이상의 인원은 수용할 수 없다. 춘천 마임축제 등 장르 중심 지역예술축제들은 위기다. 상상력의 한계로 복사판 축제가 증가하고 있다. 예산문제로 축제를 통폐합하면서 축제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저는 축제를 일종의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1년 동안 축제를 준비하고 한 해의 활동을 축제로 풀어내며 지역에서 많은 문화 활동이 일어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쉽게 하는 실수가 외부에서 축제인력을 들여오는 것이다. 소위 나무를 사와서 심는 것이다. 하지만 나무를 심을 토양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나무는 바람이 불면 쓰러진다. 그러면 나무를 살리고자 수액을 막 주게 된다. 지원금을 주는 것이다. 지원금을 주면 지역문화가 살아날까?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아실 것이다. 생태계 없는 축제의 현실이다.

먼저 원형적 축제를 통해 축제의 본질을 살펴 현대의 축제에 반영해볼 필요가 있다. 공동체성, 목적성, 시기성, 장소성, 지역성, 의도성, 자발성, 유희성, 일탈성, 정례성, 필수성 등 이런 것들이 원형적 축제의 공통적 특수성이다. 이 영상 안에 현대적 축제가 놓치는 이런 특수성들을 다 갖고 있다. 아마존 밀림의 와우라 부족 삐끼축제도 스페인 팜플로냐의 산페르민축제도 이런 요소들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축제는 수익성이 없어도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으며, 외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존재했다. 이것이 원형적 축제의 본질이다.

지역축제의 성공요인

세계적인 축제들의 사례를 통해 성공요인을 짚어보자. 독일 뮌헨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는 650만 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축제이다. 이 축제는 효율성이 특징이다. 전담직원 4명이 4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을 벌어들인다. 이 4명이 하는 일은 텐트를 칠 자리를 기업에 불하하고, 축제기간에 편의시설을 입주시키고, 22개 언어로 홍보를 진행하며,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를 투입하는 것뿐이다. 작은 피로연에서 출발했던 옥토버페스트 축제는 130년을 이어오고 있는데, 별도 조직이나 인력 없이 운영된다. 스페인 토마토축제는 딱 한 시간짜리 축제다. 일탈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위험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별로 참석하지 않는다. 몇 만 명이 작은 골목 안에 갇혀서 진행하는 것이기에 딱 한 시간만 한다. 삿포로 눈축제는 겨울축제를 대표하는 아시아 축제이다. 설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5톤 트럭 700여 대의 눈이 필요하다. 이 축제에는 발상의 전환과 자발적 참여가 눈에 띈다. 재앙이었던 눈을 이용해 자위대가 조각을 하고, 주민들 2,000명이 참여해 축제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국내 축제의 성공요인을 살펴보겠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수익도 많이 내는데, 운영구조도 전문적이며,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어 매년 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하동 야생차 축제도 많이 침체되긴 했지만 역시 마니아층이 단단한 축제다. 서울에서는 주민주도형 축제로 은평, 성북, 노원, 강동의 축제들이 언급된다. 은평 누리축제는 축제 참여뿐만 아니라 예산 집행까지 주민들이 맡고 있다. 진도 신비바다축제는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유료화를 통해 적정인원을 회복하였다. 한강몽땅 여름축제는 4억 9,000만 원 예산 중 2억 2,000만 원이 시민기획 프로그램에 배정되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저는 다른 무엇보다 자발적 참여자, 수용자 주도성이 없는 축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울시 대표축제 평가내용 중 10%의 항목은 수용자 주도성이다. 시민들을 위한 축제여야 한다. 시민들이 참여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시민들을 동원한 축제이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사실 시민이라기보다 행정의 말단이다. 자발적인 시민조직, 동아리, 동호회를 찾아내 그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일종의 이해관계집단이며, 행정에서 잘 대우해주며 챙겨줘야 할 단체이며 불편한 관계이다. 지방정부로서는 자발적 참여자를 잘 확보해야 하는 것이 과제이다.

지역축제 혁신을 위한 7가지 과제를 제시하며 말을 마치도록 하겠다.
첫째, 우리 안에 내재된 축제라는 공동체 문화를 끌어내는 것이다. 월드컵 때 보여준 잠재력이 필요하다. 둘째는 성장단계에서의 과제이다. 축제는 스스로 성장과 쇠퇴를 거듭하는 문화유기체이다. 많은 돈을 쏟아 붓지 않아도 자발적 마니아들이 참여하는 강소형 축제가 필요하다. 셋째는 예산이 끊겨도 꿋꿋이 그걸 해 나갈 사람들이 필요하다. 넷째는 많은 프로그램보다 심도 있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섯째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며, 안정적인 교육프로그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섯째는 축제 거버넌스 구축인데, 동원되는 주민자치위원이 아닌 자발성과 주도성이 전제된 시민활동가들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축제지원인데, 영국 에딘버러 축제는 12개 단체 회원들이 축제를 지원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축제지원센터 역할을 맡는 조직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성북문화재단의 사례처럼, 다양한 역량을 수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발굴하고 주민들을 교육하는 지원이 필요하다.